코프리넷(kofree.net)

성의 자유와 평등을 위한 시민연대

‘매춘’을 악의 대명사처럼 기록한 레디앙의 게으름

Posted by Kofree.net 켬 10월 30, 2008

‘매춘’은 실업에서 비롯, 쁘띠부르주아 소녀들 순결이데올로기

11일자 레디앙은 최근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와 관련 ‘국민 싫어하는 것만 골라 하는 대통령 – 보수언론, 국민 건강 팔아넘기는 매춘’ 제하의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자유발언대에 선 김지안(18)씨는 “어른들이 학생들에게 해야할 일은 시키는 대로 법대로 있는 길대로 그냥 따라가라고 가르치는 게 아니라, 잘못된 것에 대한 올바른 저항의 방법을 가르쳐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수언론에 대해서도 “언론의 정신, 국민의 건강과 이익을 팔아넘기는 매춘을 하고 있다. 제대로 보고 제대로 듣자”고 밝혀 많은 박수를 받았다.”

여기서는 레디앙이 기사에서 무신경하게 사용하고 있는 용어인 ‘매춘’의 함의를 지적함이 목적이므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부분은 논외로 한다.

한국인권뉴스는 성노동자운동에 연대한다. 물론 여기서 성노동자운동이란 과도기적이긴 하지만 민주성노동자연대(민성노련)와 같이 내용과 형식을 갖춰 단체협약을 체결한 성노동자 단체를 의미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비조직 부문의 성노동자들에게도 관심이 많다.

한국인권뉴스는 레디앙이 한 학생의 ‘매춘’ 발언을 그대로 옮긴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매춘’을 둘러싼 개념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보수언론의 권력지향적 행태와 ‘매춘’을 간단히 등치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진보적인 인터넷 매체로 널리 알려진 레디앙에서 ‘매춘’을 이런 식으로 활자화 하는 것은 매체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매우 위험하다.

주지하다시피 ‘매춘’이란 용어는 그간 국내 주류여성계에 의해 ‘매매춘’으로 그리고 ‘성매매’로 변천해 왔다. ‘성매매’는 현행 법리상 인신매매를 지칭한다. 즉 성매매 특별법(성특법)에서 볼 때 모든 매춘은 모두 인신매매로 간주되며 고로 ‘악’의 대명사로 손색이 없다.

그러나 민성노련을 포함해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극악한 범죄인 ‘인신매매’와 별개로 ‘성노동’이란 적극적인 개념을 도입한다. 이러한 구분은 대부분 양극화로 인해 그곳에 있게 된 성노동자들에게 생존권과 건강권을 보장할 수 있게끔 논거를 제공하고, 성노동자들 스스로가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해서 유엔과 북경여성대회에서는 양자를 구분했고, 국내 성노동자운동을 주시한 세계적 인권감시기구인 휴먼라이츠워치에서도 2007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국가보안법 폐지, 대체복무제 채택, 사형제도 폐지, 이주 노동자 처우 개선, 난민과 망명자 처우 개선과 함께 ‘성노동자 권리 보호’를 한국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레디앙은 이런 초보적인 지식을 아무런 생각없이 지나쳤기에 ‘매춘’을 ‘악’과 동일시한 학생의 발언을 제목까지 키워 그대로 기록한 것이 아닌가 한다. 어쩜 진보진영에서 그 흔한 게으름 중 하나였다고나 할까.

정신분석학자 ‘빌헬름 라이히’는 그의 책 ‘성혁명’에서 매춘의 원인과 어떻게 싸워야 할지를 이렇게 말한다.

“이것(매춘)은 실업(에서 비롯된 것)이며 쁘띠부르주아 소녀들의 순결이데올로기이다. 이것과 싸우는 것은 위생적인 조치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누가 이것(매춘 원인과의 싸움)을 실행해야 하는가? 실업에 대처할 수 없고 순결이데올로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그 동일한 반동적 사회가? 성의 비참함을 그러한 수단으로 이겨낼 수 없다. 성의 비참함은 현존 사회구조의 본질적 부분이다.” (괄호 안 한국인권뉴스)

전면적인 재편 시기를 맞은 국내 진보진영의 에너지는 곳곳에서 용틀임 중이다.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사안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매춘’도 그 중 하나다.

[한국인권뉴스]

Advertisements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